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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의 후기

마츠모토 치과대학 졸업생 치과의사 김찬재 선생님의 후기

안녕하십니까 저는 현재 한국에서 치과의사로서 일하고 있는 마츠모토치과대학 졸업생 김찬재입니다.
제가 입학할 당시는 아무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개척하는 입장이라 막막하고 과연 한국 면허를 취득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마침내 일본,한국의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이를 되돌아보며 후기로서 제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 감개무량합니다. 또 제 경험담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는 도피성 유학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일본과 한국 양국의 국가고시를 준비해본 경험으로는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1,2학년은 한국 치대에서의 예과에 해당해 기초과학과 외국어, 교양과목을 공부하게 됩니다. 마츠모토치과대학에서는 독특하게도 예과 시절에도 간단한 해부학과 치과재료학, 간단한 임상치의학을 맛보기로 배우기 때문에 본과에 적응하기가 좋았습니다. 1학년은 공부량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6년간 함께할 친구들을 사귀는데 집중해도 되는 학년이었습니다. 혼자서 암기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토론하며 이해의 효율성을 높이는 공부법과 정보공유 네트워크을 만들어 두었던 것이 아주 요긴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2학년부터는 갑자기 공부량이 늘어나고 낙오되는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때 기초를 튼튼히 다지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본과 공부의 근간이 되는 공부이고, 훗날 한국 예비고사를 준비를 위한 필수 지식을 2학년 때 배우게 됩니다. 3학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치의학에 대해 배우고 실습이 시작됩니다. 마츠모토치과대학은 실습실 시설이나 병원 시설은 일본 톱클래스이기 때문에 재학기간중 적절히 이용한다면 훗날 한국에서의 실기시험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4학년은 전국 치대생이라면 치러야 하는 CBT(5지 선다), OSCE(임상 실기, 환자 대응능력 평가) 시험에서 65점 이상을 취득해야 해 심리적 압박감이 심했습니다. 여기서 낙오되는 친구들도 많았고요. 5학년은 1년간의 병원 임상실습, 6학년 1년간은 마츠모토치과대학은 국가고시 대비를 하게 됩니다. 다른 치과대학에서는 5학년 2학기에서 6학년 1학기까지 임상실습을 마치고 반년간 시험 대비 기간을 가지므로 시험 대비를 위해서는 마츠모토치과대학이 다른 치대보다 더 적합했다고 생각합니다. 보험청구방법에 관한 수업도 있었기 때문에 비슷한 청구 시스템을 가진 한국에서 면허 취득 직후부터 곧바로 직무수행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6년간의 대학생활을 돌아보면 매주, 심지어는 매일단위로 끊임없는 시험이 이어지는 생활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중압감을 나눌 친구들과의 유대관계와 유학생활을 서포트해주신 유학생과의 한국인담당자분의 서포트가 아주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의 국가고시는 한국과는 다르게 객관식 다답형 문제, 절대평가+상대평가입니다. 기초치의학, 기초지식을 묻는 '필수 문제'가 80문제 출제되고 필수 문제의 80% 이상을 취득하고, A 영역(기초의학, 위생학, 사회치과학), B(보존, 소아치과, 교정), C(보철,구강외과,방사선치의학) 각 영역별로 당해 수험생 상위 45%에 들어야 합니다. 합격률은 65% 전후로 한국의 95% 전후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다행인점은 10년치 이상의 기출문제들과 모의고사문제들이 존재하고 전문의선생님들의 해설서도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혼자서도 공부하기가 쉬운 환경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일본의 이런 해설서들의 높은수준에 감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과정들이 끝나면 비로소 한국의 국가고시 수험을 위한 예비시험의 수험자격이 주어지게됩니다.
제가 치를 당시는 예비시험 필기+실기. 국가고시 필기의 3번의 시험을 치러야 했지만 2021년부터는 국가고시 실기시험이 추가로 실시되므로 앞으로는 총 4번의 시험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실기시험이 폐지되어 대학에서는 주로 필기고사만 준비하고 실기능력은 면허 취득 후 연습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한국의 국가고시까지 염려에 두고 계신다면 대학 재학기간에 실기연습도 충분히 해 두어야 한국의 실기시험에 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비고사 필기는 일본에서 면허를 취득할 정도의 지식이 있으니 한국어로 복습하는 정도일 거라 생각했지만 실상은 일본어를 한국어로 번역한다기보다는 일본어를 영어로 번역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야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전문용어를 포함 영어를 쓸 일이 전혀 없는데 반해 한국에서는 해부학 용어를 비롯해 거의 모든 용어가 영어로 되어있고 빈번한 영어약어 사용으로 언어의 장벽을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일본에서부터 해부학 용어를 일어, 한국어, 영어 3언어로 외워두면 훗날 편할 것입니다.
문제의 경향 역시 일본과는 차이가 있어 임상 대처능력을 묻는다기보다는 치의학 학문 그 자체를 묻는 느낌이었습니다. 진단 기준이 일본의 기준과 다른 것도 있고, 치료계획, 분류 기준이 다른것도 있어 일본에서 외웠던 지식들을 모두 지워버리고 새로 암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시험에서 다루는 범위도 달라 4개월간의 예비시험 준비 기간 동안 처음부터 공부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일본과 다르게 국가고시 문제가 공개되어있지도 않고(올해부터 공개), 학원 모의고사도 없어 자신의 실력을 평가받을 수 없어 답답하고 자괴감도 들었습니다.

모든 과정이 끝나고 비로소 임상의로서 일하기 시작한 지금은 다시 일본에서의 공부가 도움이 되었고, 한국, 일본 더블라이센스 취득이 메리트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실시하지않는 환자응대능력을 평가하는 OSCE시험을 경험했기때문에 환자응대능력은 자신있고, 한국에서 교과서로 공부해보니 교정학 전반, 방사선진단학의 MRI 판독, 초음파 판독 같이 몇몇 과목들은 한국보다 더욱 심도 있게 배웠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게다가 이미 10년 전 초 고령화 사회에 돌입한 일본에서 고령자 환자 대응법이나 섭식장애를 각각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단독과목으로 배웠기때문에 일본 치대 출신으로서 차별화를 둘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약력

・2012년4월 일본 마츠모토 치과대학 치학부 입학
・2018년2월 마츠모토 치과대학 치학부 졸업
・2018년3월 제111회 일본 치과의사국가시험 합격
・2018년8월 한국 치과의사예비시험 1차, 2차시험 합격
・2019년1월 제71회 한국 치과의사국가시험 합격